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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ineering

우리 집 RCD를 교체하며 (이론과 실무)

뉴질랜드에서 수용가의 RCD 설치는 2003년부터 의무사항이 되었다.

그리고 RCD 테스트는 AS/NZS 3000:2007 Section 8에 의거하여 실행될 수 있다.

설치 시 test는 의무사항이지만 유지보수를 위한 test는 권고사항이다.

안전한 전기 사용을 위해 1년에 한 번 Live-test 하는 것을 여러 기관에서 권고한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집 RCD 테스트 버튼을 눌러봤다.

정상적으로 떨어졌는데 웬걸, Turn on이 안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전기인이라면 누전을 의심하고 차단기들을 하나씩 올려보며 어떤 배선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겠지만, 나의 경우 모든 차단기를 내렸는데도 RCD가 올라오지 않았다.

이런 경우라면 아무 생각할 필요 없이 Faulty RCD라고 판단할 수 있다.

Bright Home이라는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 제품이 나의 판단에 힘을 실어주었다.

나의 테스트로 인해 집 절반의 전원이 나가버렸지만 나는 고장 제품을 찾아냈다는 기쁨과 교체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가득 찼다.

다음날 퇴근 후 Bright Home 매장에 들러 같은 제품을 구매했다.

매장은 다행히 집 근처에 있었고, 홈페이지에서 가격은 $53.67이었는데 Electrician이라고 하니 도매가인 $20에 구입해 왔다.

가격이 이렇게나 차이 난다니... 라이센스의 힘을 느꼈다.

사실 ABB나 슈나이더 등의 고가 브랜드 제품을 사용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기존 제품과의 디자인적 통일성? 을 고려해서라도 동일한 제품으로 구입해서 교체했다.

 

전기인이라면 마땅히 전기를 두려워해야 한다.

차단과 차단확인을 마치고 RCD를 교체했다.

간단한 교체작업을 완료하니 집안에 모든 전기가 돌아왔다.

부디 이 제품은 장수하기를 빌며 케이스를 덮었다.

그리고 RCD에 대해 리서치를 해보았다.

 

RCD는 포괄적인 이름으로서 RCCB, MRCD, CBR, RCBO 등으로 세부 분류된다.

이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RCCB는 RCD의 다른 이름이다.

그리고 RCBO는 RCD에 과전류, 과부하, 단락전류 차단 기능을 더한 제품이다.

 

RCD의 작동원리는 활선과 중성선사이에 30mA, 즉 0.03A의 미세한 전류 불균형을 감지하여 내부 코일 동작, 차단기를 트립 시킨다.

일반적으로 30mA를 가장 많이 사용하지만, 병원, 요양원, 유치원 등의 시설에는 피부라는 중요한 절연장치가 약한 사람들이 있기에 10mA 감도 제품을 사용한다.

 

지금까지 뉴질랜드에 대해서 얘기했는데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누전차단기라면 RCD보다 ELCB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 것이다.

ELCB도 누전을 감지하여 차단기를 동작시킨다는 principle은 같지만 그 역사가 다르다고 얘기할 수 있겠다.

ELCB의 초기 제품은 전압 감지 방식으로 누전 시 접지 회로와 릴레이 사이의 전압을 감지하여 코일이 동작, 차단기를 트립시키는 형식이었으나 이제는 아래 단점들로 인하여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추세이다.

 

 * 전류 감지 방식과 비교한 전압 감지 방식의 단점

1. Fault-to-Load 섹션 또는 Earth-to-Earth 섹션이 파손되면 ELCB가 작동하지 않는다.

2. 부하에서 ELCB까지 추가 세 번째 와이어가 필요하다.

3. 별도의 장치를 개별적으로 접지할 수 없다.

4. 보호 시스템에서 접지에 대한 추가 연결은 감지기를 비활성화할 수 있다.

5. 장비 고장은 감지하지만 사람이 실수로 ELCB의 충전부를 만지는 경우 감지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하여 전류 감지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제품명이 RCD 또는 RCCB로 불리게 된다.

1선 배선 방식을 주로 사용하던 나라들, 그리고 접지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은 나라들은 RCD의 안전성과 유용함에 두 팔 벌려 환영하며 법규들을 모두 바꾸고 모든 시설에 적용하기 시작한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애초에 접지 저항이 매우 낮고 접지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따라서 활선과 중성선의 전류 불균형을 감지하는 RCD 방식이 굳이 필요하지 않고, 접지선에 릴레이를 직렬로 연결하여 사용하는 기존 방식을 고수함으로써 해외의 유행을 따르지 않았다.

어떤 방식이 더 우월한가를 논의하는 것은 각 나라별 토양환경과 역사, 경제성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다.

다만 RCD라는 새로운 제품에 대한 장단점을 생각해 본다면,

1. 민감하다. (인체사고에 대한 안전성이 높다)

2. MCB와 조합하여 설치했을 때 어떤 차단기가 떨어지는지 확인하고 어떤 사고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단점으로는 너무 민감해서 잘 떨어질 수 있다고 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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