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철학은 줄다리기를 하는 것 같이 보이지만 언제나 함께 가야 한다.
철학이 없는 과학은 목적지 없이 달리는 차와 같고 과학 없는 철학은 사색 그 이상이 될 수 없다.
인문학이 널리 퍼진 것과 달리 과학상식이 평균적으로 부족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사실 정확한 답이 있는 과학상식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인문학보다 쉽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과학자이자 작가였던 찰스 스노는 이러한 지성의 불균형 지적했다.
철학의 부재로 인해 재앙을 만들어낸 수많은 과학자들 중 대표적으로 프리츠 하버가 있다.
Fritz Haber 그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1868년 현재의 폴란드 지역에서 태어났다.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독일인으로 태어나 자랐고 화학자로서 독일을 위해 일했다. 그 당시 수많은 유대인들이 그랬듯이 하버도 유대교에서 기독교로 종교를 개종하고 독일의 문화를 따랐다. 말미에는 광기 어린 애국심으로 윤리를 잃어버리고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독가스를 개발해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다. 하지만 결국에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국가에서 버림받고 1934년 생을 마감한다.
우리는 그를 천재로 기억하지는 않지는 그는 분명 두뇌가 비상한 사람이었고 열정이 넘쳤다. 1904년, 하버는 기체 반응의 물리 화학을 이용해서 질소 기체와 수소 기체를 서로 반응시켜 암모니아를 만드는 연구를 시작했다. 질소는 공기의 78%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하지만 분자를 이루는 두 원자가 워낙 강력하게 결합해있어 식물이 바로 흡수할 수 없고 질산 형태로 바꿔야 했다.
질소와 수소로 암모니아를 만드는 화학식은 간단했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아 아무도 이루지 못한 성과였다. 하지만 연구를 시작한 그 해, 하버는 고온, 고압 상태에서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오스뮴 금속 촉매를 사용하여 암모니아를 얻어내는 데 성공한다. 카를 보슈도 이 연구에 참가해 질소 화합물을 대량 생산하는데 크게 기여하여 이 공법을 하버-보슈 법이라고 부른다.
농업에서 질소 화합물을 비료로 사용하기 시작한 후 농작물을 치트키치듯이 생산해내었고, 수억 명의 사람들이 굶어 죽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그 결과 1900년대 16억에 불과하던 인류가 현재 70억이 넘기게 되었다. 하버는 1910년 그토록 바라던 교수직을 얻게 되고 1918년 노벨상을 수상한다.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지고 하버는 독일군의 화학부 부장으로서 일을 시작한다. 그의 열정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음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계속해서 더욱 치명적인 독가스를 개발했고 직접 전투에 참여하기도 한다. 전투에서 독가스로 직접 사살한 수만 수천 명이고 독가스 중독 등의 피해는 수만 명에 달했으니 세기의 살인자 중 한 명이라고 볼 수 있다.
1933년, 히틀러가 정권을 잡고 유대인을 탄압했으니 그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국가주의, 민족주의의 끝은 좋지 못하다. 국가란 실체가 없는 허상임을 국가주의자들은 깨닫지 못한다. 민족도 마찬가지이다. 단지 사용하는 언어만 다를 뿐, 외모로 어느 민족인지 구분할 수 없다. DNA를 연구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편 가르기가 인류의 본능이라면 그 편은 나와 나의 가족으로 한하면 족하다.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는 순간 피해자가 생겨난다.
내가 언젠가는 반드시 죽듯이, 당신이 언젠가는 반드시 죽듯이, 인류도 언젠가는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몇억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그 종말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인류가 사라져 가는 동안 서로에게 보여줄 잔임함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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