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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untarism

2022년을 시작하며

지겨운 코로나 얘기는 그만하고 싶다.

또 다른 흥미로운 오락쇼 "대선"이 다가오고 있으니 사람들의 관심사는 대통령 후보들에게 돌아갔다.

나도 줄곧 정치, 스포츠 등을 포함한 모든 게임들을 좋아했다.

그 열기 안에 뛰어들어 게임을 즐기던 내 모습이 기억나지만 오래전에 흥미를 잃어버렸다.

 

그중 정치는 우리의 삶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만큼 그 오락성이 다른 모든 게임들을 뛰어넘는다.

예를 들어 자유를 수치로 계산할 수 있다면 일정 양의 자유를 배팅하고 잭팟을 바라는 게임이다.

때문에 80대가 되어서도 공원에 모여 흥분하며 얘기할 수 있는 빠져나오기 힘든 그런 중독성이 있다.

정치인을 지지함으로써 내 캐릭터를 키우는 것 같은 즐거움이 있고 또는 아이돌의 팬이 되는 것 같은 현상도 보인다.

아이돌은 그리스어로 꼭두각시를 뜻하는 단어였고 현재는 우상으로 쓰이는 만큼 우리와 다르지 않은 어떤 사람을 희화화하거나 우상화함으로써 그 오락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연대감을 느낀다.

 

연예인이던 정치인이던 그 우상화되는 사람들이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열심히 살아온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여당 후보 이재명 씨의 인생을 보면 13살에 초등학교 졸업 후 공장 노동자로 살았지만 동시에 공부도 함으로써 대학을 가고 사법시험까지 합격한 것을 보면 정말 똑똑하고 열심히 사시는 분이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법대 출신, 검사 출신의 야당 후보 윤석열 씨는 전형적인 엘리트라고 사람들은 생각할 것이다.

대선에 3번째 도전 중인 안철수 씨의 개인적 능력은 다른 모든 게임 참가자와 관중자를 포함하여 가히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살면서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지는 사람은 많지만 이렇게 모든 직업에서 특출 난 성과를 보였다는 것은 엄청난 지식과 노력이 있었겠다고 예상할 수 있다.

세명을 얘기했지만 사실 우리나라의 표를 던지는 관중들에게는 빨간색과 파란색 두 가지 안경밖에 없어서 이재명, 윤석열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방송을 포함한 전 세계 모든 방송을 안 본 지 3년이 넘어가지만 유튜브를 통해서 주요 장면들은 볼 수 있다.

그중 삼프로TV에서 진행한 대선후보들의 경제 인터뷰는 재미있게 봤다.

진행자들의 해박한 지식과 부드러운 진행이 좋았고 날카로운 질문들도 좋았다.

그 모두가 정부를 믿는 사람들이지만, 경제 관련 대화에서 정부의 시장개입을 얼마나,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반복적인 질문이 특히 좋았다.

자유시장을 믿는 나에게는 각기 다른 후보들이 다른 무기를 갖고 시장을 어떻게 관리하겠다, 통제하겠다, 제약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누구는 열대 때릴 것을 누구는 다섯 대만 때릴 수도 있는 것이니 상대적으로 적게 때리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나와 같이 완전한 자유를 원하는 무정부주의자는 투표를 하지 않는다.

그 사람이 아무리 똑똑하고, 매력적이고, 훌륭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폭력을 쓸 수 있도록 권한을 준다는 것은 실수이다.

 

하지만 동시에 현실주의자이기도 한 나는 재미를 위해서라도 매를 덜 들겠다고 말하는 당선될 확률 따위 없는 후보에게 표를 줄 수도 있겠다.

게임에 참여한다는 것은 항상 쾌락이 있다.

경마 오락실에서 말들이 달리듯 후보들을 캐릭터화하고 색깔과 지역을 구분하는 개표방송은 적나라하게 이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겠지만 동시에 사람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하지만 정말 재미있는 것은, 나를 통제할 누군가를 즐겁게 바라보는 그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Heroism을 믿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람이 나와 이 사회를 구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사실은 그 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뒤 책임을 전가할 생각을 동시에 갖고 있다.

연대란 좋은 것이다, 만약 그 뜻이 자유를 향한 것이라면.

그게 아니라면, 각자 자기 인생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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