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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가난이라는 병

가난했다.

배고픔을 느끼지 못하게 하려고 엄마는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듯 먹을 것을 주었기에 배를 곯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허덕이는 생활 속에서 생리적 부재와 정신적 부재는 막으려 해도 여기저기서 터지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연민의 부족이라던가, 진취적인 계획과 행동 억제등이 있겠다.

 

그러한 결핍들 속에서도 나는 충분히 건강했는지, 어느 정도 성공을 이루어냈다.

그리고 많은 돈을 벌면서 나를 오랫동안 괴롭히던 가난이라는 병을 치유하게 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물질적인 것과 별개로, 가난이라는 것은 정신병이었다.

 

물질적인 것으로 이 병을 치료하기에 얼마가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다.

혹시 완벽한 경제적 독립을 이루어낸다면 치료가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여전히 결핍을 느끼고 배를 채우듯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기분을 느낀다.

 

적극적인 심리 상담과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습관,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치유의 해답이 있을 것이다.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이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은 좋은 장작이 되어 다시 한번 나를 태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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