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9일
뉴질랜드에 온 지 2년 만에 시티 생활을 접고 이사를 왔다.
이 곳은 North Shore에 Castor Bay라는 동네이다.
몇 개월 전 잭이 자의는 아니었지만 학교에서 은퇴를 하게 되고 남은 여생을 보낼 집을 알아보고 있었다.
나는 잭을 도와 함께 북섬 이곳저곳을 다니며 렌트할 작은 하우스를 알아보았지만 키위들의 뉴질랜드 복귀로 인해 선택할 수 있는 집이 얼마 없었다.
우리는 오클랜드에서 함께 살기로 얘기하고 레이몬드까지 총 4명이 노쇼에 집을 알아보게 되었다.
매일 회사를 가야 하는 와이프의 직장 위치를 기준으로 여러 집들을 돌아다녔고 결국 이 집으로 오게 되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왜냐하면 기존 아파트에서 우리가 마스터 테넌트로 플렛 메이트들을 관리하던 상황이었고 가구들까지 모두 우리의 소유였기 때문에 정리할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지난 한 달간 이사를 위해 정말 많은 일들을 했다.
아파트의 양도자를 찾아보기도 하고, 결국 찾지 못해 플랫들과 상의해서 노티스를 주고 내보내야 했고, 이사를 도와주고, 청소하고, 많은 가구들을 처분했다. 회사에서 차를 빌려 시간이 날 때마다 짐들을 날랐고, 마지막 날에는 하버브릿지를 10번이나 건너는 숨 가쁜 이사를 했다. 새 집에서 또다시 끝나지 않는 청소가 시작되었고, 집에 벌레가 많아 방역을 했고, 나는 해보지 않았던 전기 배선 몰드 공사며, 배관공사까지 직접 해야 했다. 4명을 위한 가구들을 구하고 또 필요하지 않은 가구는 팔아치우고, 집을 조금씩 꾸며나가고 있다.
며칠 전, 함께 살던 소피아 커플이 독일로 돌아가기 전 방문해서 파티를 했고, 오늘 저녁은 정은이의 고마운 회사 분들이 오셔서 집들이를 하기로 했다.
이사온지 2주가 지난 이 시점, 집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
햇살이 가득 쏟아지는 위층 유리창 너머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꿈만 같다.
아늑한 아래층도, Gym으로 사용용도 변경 중인 개라지도 너무 마음에 든다.
왜 여태껏 시티에 있었나, 더 빨리 올 것을 하고 후회할 정도이다.
이 곳에서 앞으로 몇 년이나 머무를지는 모르겠지만 아름다운 하나의 페이지로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