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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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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푸 일주일째 물로만 머리 감기 놀라운 기적이라는 우츠기 류이치의 책을 읽고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직접 실험을 해보는 중이다. 현재 1주일째, 특별한 후기라고 할만한 게 없다. 특별히 불편하지도 않고 드라마틱한 변화도 없다. 민감하게 변화를 감지하여 얘기하자면 샴푸를 할 때보다 머리카락에 유분감이 있어서 머리가 부스스하지 않고 차분하게 가라앉으며 약간의 생기를 띄고 있다. 눈에 띌정도의 변화가 아닌 내가 변화를 쥐어짜 내어 설명하자면 말이다. 사실 이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라고 얘기할 수 도 있다. 나는 하루라도 씻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사람이고, 다른 사람들처럼 샴푸를 하지 않으면 찝찝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찝찝함은 전혀 느끼지 못한다. 샴푸의 해로움을 자각한 이상 오히려 전보다 기분이..
철학자와 함께하는 추석 연휴의 뉴질랜드 이상한 2020년 한 해가 벌써 두 달도 남지 않았다. 경기 침체와 불신만을 남기고. 이 곳 뉴질랜드에서 추석 분위기를 느끼지는 못한다. 평일중 하루라서 평범한 하루를 보내게 된다. 한인회, 유학원 등이 시티 곳곳에서 특히 중국인들을 중심으로 Mid-Autunm Festival을 하긴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완전 다운이다. 노쇼로 온 뒤 조금 더 여유로워진 나는 유튜브를 시작해 봤는데 구독자가 무려 9명이나 된다. 고마운 나의 가족들^^; 그리고 기존 유튜버들에게 존경심이 생겼다. 정말 시간이 많이 소모되는 일이었다. Ray와 함께하는 운동영상은 그냥 잘라서 올리면 됐었는데, Jack과 대화를 하고 올리려고 해보니 자막 넣는 일은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철학자 잭을 소개하는 첫..
오클랜드 시티에서 탈출! 지난 8월 29일 뉴질랜드에 온 지 2년 만에 시티 생활을 접고 이사를 왔다. 이 곳은 North Shore에 Castor Bay라는 동네이다. 몇 개월 전 잭이 자의는 아니었지만 학교에서 은퇴를 하게 되고 남은 여생을 보낼 집을 알아보고 있었다. 나는 잭을 도와 함께 북섬 이곳저곳을 다니며 렌트할 작은 하우스를 알아보았지만 키위들의 뉴질랜드 복귀로 인해 선택할 수 있는 집이 얼마 없었다. 우리는 오클랜드에서 함께 살기로 얘기하고 레이몬드까지 총 4명이 노쇼에 집을 알아보게 되었다. 매일 회사를 가야 하는 와이프의 직장 위치를 기준으로 여러 집들을 돌아다녔고 결국 이 집으로 오게 되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왜냐하면 기존 아파트에서 우리가 마스터 테넌트로 플렛 메이트들을 관리하던 상황이었고 가구들까지..
전기 기술사의 길 십 년째 기술사 공부를 하고 계신 전 직장 선배는 이번에 발송배전 시험을 치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 생일이길래 오랜만에 연락을 하고 알게 된 사실이다. 모든 전기인들의 꿈. 기술사. 얼마나 멋지고도 힘든 길인가. 요즘 기술사의 대우가 예전만큼 못하다고 하지만 증명할 수 있는 기술자격의 끝이라는 점에서 명예와 권위는 여전하다. 나도 전기를 공부하고있는 한 사람으로서 놓을 수 없는 가장 높은 곳의 목표이다. 영어로 대학과정을 따라가기도 충분히 벅차지만, 틈틈이 기술사 자료까지 보면서 학문의 일치를 시키고 싶다. 열심히 준비한 선배가 이번에는 꼭 합격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세상의 둘째들에게 외동아들인 나의 관점에서 이 세상의 모든 동생들에게 큰 동정심이 든다. 막내라면 사랑과 관심을 듬뿍 받겠지만, 특히 가운데에 낀 아이들. 둘째인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보면 가슴 아플 정도로 무기력하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첫째의 질투를 받고, 2살이나 3살쯤 될 무렵 잠시나마 부모에게 받던 관심과 사랑을 막내에게 빼앗긴다. 특히 보수적인 가정에서 부모가 오랫동안 기다리던 사내아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관심을 다시 돌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보지만, 나이가 많은 첫째에게 당해낼 도리도, 이제 막 태어난 막내에게 당해낼 도리도 없다. 뿌듯해할 만한 생각, 언행, 성과 등을 자랑하려 해도 곧 방해를 받거나 차단당하고 만다. 부모들이 그것을 모르는 것은 결코 아니다. 육아에 지치기 때문에 그저 모..
맑은 날의 달리기 어제 아침, 강의와 시험 등의 어떠한 압박도 없는 상쾌한 아침을 맞았다. 그리고 가장 하고 싶은 일 중 하나였던 달리기를 했다. 집에서 Mission Bay까지 약 7kM, 왕복 14kM를 마음먹었다. 오랜만에 하는 운동으로는 무리 있는 거리였지만 힘들면 걸으면 될 일이라고 생각하고 집을 나섰다. 꽤 추운 날씨지만 반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열을 내기 위해 초반부터 달렸다. 예상대로 몇 분도 뛰지 못하고 숨이 찼다. 아름다운 Tamaki Drive 방조제를 걸으며 즐겼다. 경치를 즐기며 걷다 뛰다를 반복하다가 비치를 만났을 때 드디어 도착한 줄 알았다. 하지만 그곳은 중간에 위치한 Okahu Bay Beach 였다. 약 15분을 더 달려 미션베이에 도착하니 총 4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핸드폰은 물론이고 ..
달리는 이유 지친다. 왜? 너무 바빠서. 왜 바쁜데? 해야 할 일이 많으니까. 왜 할 일이 많은데? 부자가 되고 싶어서. 왜 부자가 되고 싶은데? 여유를 갖고 싶어서. 지친다. 왜? 너무 바빠서. 왜 바쁜데? 하고 싶은 일이 많으니까. 왜 하고 싶은 일이 많은데? 많은걸 느끼고 싶어서. 왜 많을걸 느끼고 싶은데? 남은 시간이 얼마 없으니까.
Finished my first semester at MIT 나의 첫 학기가 끝이 났다. 오늘 본 PLC2 시험이 나의 마지막 시험이었다. 너무 힘들었어... 지난 첫 semester를 경험해보니, 유학이란 게 만만치 않은 일이구나 라고 느꼈다. 우선 평균적으로 수강과목을 Pass 하는 학생의 비율이 60% 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나처럼 영어도 부족한 외국인 아저씨에게 저 비율 안에 들어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결과는 다음 주 금요일에 나올 텐데, 4과목 모두 패스하는 데에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성적이 좋지는 않겠지만ㅎㅎ 공식적으로는 이번 주 토요일부터 방학이다. 락다운의 영향으로 School Break가 미뤄져서 약 2주 정도의 짧은 휴식이다. 2주간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봤더니 너무 많아서 욕심을 버려야 할 것 같다.